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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마시며 읽는 시 -002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詩: 최승자)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도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와인을 마시며 읽는 詩- 001


다시 연애하게 되면 그땐
술집 여자하고나 눈 맞아야지
함석 간판 아래 쪼그려 앉아
빗물로 동그라미 그리는 여자와
어디로도 함부로 팔려 가지 않는 여자와
애인 생겨도 전화번호 바꾸지 않는 여자와
나이롱 커튼 같은 헝겊으로 원피스 차려입은 여자와
현실도 미래도 종말도 아무런 희망 아닌 여자와
외항선 타고 밀항한 남자 따위 기다리지 않는 여자와
가끔은 목욕 바구니 들고 조조 영화 보러 가는 여자와
비 오는 날 가면 문 닫아걸고
밤새 말없이 술 마셔주는 여자와
유행가라곤 심수봉밖에 모르는 여자와
취해도 울지 않는 여자와
왜냐고 묻지 않는 여자와
아,
다시 연애하게 되면 그땐
저문 술집 여자하고나 눈 맞아야지
사랑 같은 거 믿지 않는 여자와
그러나 꽃이 피면 꽃 피었다고
낮술 마시는 여자와
독하게 눈 맞아서
저물도록 몸 버려야지
돌아오지 말아야지

반가사유 / 詩 류근,

문학과지성 시인선 375 『상처적 체질』
와인을 읽는 少年
류근 시인과 김광석....

2019년 1월 10일 대구일보

너무 아픈 사랑... 류근 (2019.01.10)

동백장 모텔에서 나와 뼈다귀 해장국집에서/ 소주잔에 낀 기름때/ 경건히 닦고 있는 내게/ 여자가 결심한 듯 말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다/ 라는 말 알아요? 그 유행가 가사/ 이제 믿기로 했어요// 믿는 자에게 기쁨이 있고 천국이 있을 테지만/ 여자여,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 세상에는 없는 것/ 다만 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이어서// (중략)/ 차창에 기대 나는 느릿느릿 혼자 중얼거렸다/ 그 유행가 가사,/ 먼 전생에 내가 쓴 유서였다는 걸 너는 모른다- 시집『상처적 체질』(문학과지성사, 2010)..............................................................................................................23년 전 1996년 1월 6일, 가수 김광석이 자기 집 거실 난간에서 목을 매달기 불과 7시간 전, 한 케이블방송에서 공연을 하였고, 그때 마지막으로 부른 노래가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이다.마지막으로 불렀던 노래의 분위기와 연결 지어 실연의 아픔을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하지만 그는 죽은 그날에도 일을 마치고 돌아와서 아내와 다정히 맥주 4병을 나눠 마실 정도로 가정적인 문제는 별로 없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나중에서야 그의 부인 서해순씨의 과장된 제스처 등으로 타살 의혹을 불러일으키기는 했지만 현재로서는 조울증에 의한 충동적인 자살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싱어송라이터 김광석이 곡을 붙인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은 자신이 쓴 가사가 아니라 당시 ‘류근’이란 덜 알려진 젊은 시인이 작시한 노랫말이었다.노랫말에 배경이 있다면 그것은 김광석이 아니라 류근의 사연이었으리라. 너무 사랑했기 때문에 그 사랑을 부정하고 싶은 심정으로,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애절하게 절규한다.더 많이 사랑한 사람이 사랑의 패자가 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우는 노랫말이다.류근은 군 복무 시절 사귀던 여자를 선배에게 빼앗긴 경험이 있다고 한다.이 노래에는 당시 쓰라린 실패의 기억이 고스란히 배어있고, ‘먼 전생에’ 그가 쓴 ‘유서’로 남았다. 
류근은 김광석보다 두 살 아래로 1966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충북 충주에서 자랐다.그는 시집의 날개 등에서 프로필을 꼭 그렇게 밝힌다.문경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충주에서 모국어를 습득했다는 사실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다.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으나, 이후 한 편의 작품도 발표하지 않다가 등단 18년 만인 지난 2010년에야 첫 시집을 냈다.그의 특유한 종결어미가 화제가 되었고 SNS에서 일약 스타로 발돋움했다.그는 이제 ‘너무 아픈 사랑도 세상에는 없고, 사랑이 아닌 사랑도 세상에는 없는 것’을 알 정도로 걸쭉해졌다.‘사랑만이 제 힘으로 사랑을 살아내는 것’임을 터득할 만큼 노련해졌다. 
그의 인기와 명성이 가져다준 영역 확장으로 공영방송의 한 역사 프로그램에도 고정출연하고 있다.그 인기의 바탕에는 김광석이 일정 부분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시보다 노래 한 곡이 더 큰 힘을 발휘하는 현실에서 그들은 한때 죽이 맞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운이 좋은 존재였다.김광석의 노래가 지금껏 사랑받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 노래에는 시적 서정이 짙게 드리워 있다는 사실이다.며칠 전에도 방천시장에는 그의 노래가 울렸다.이 시점에서 그들의 공통점을 굳이 말하자면 뒤늦게까지 너무 짜릿한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거다.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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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읽는 少年
김수연교수(대구)의 시해석 <퍼옴>


톡특한 글을 만났습니다.
통속 안에 깃든
인간의 소망이 빤히 보입니다.
역시 삶의 화두,
사랑입니다.

'다시 사랑하게 되면' 으로
시작하는 첫 문단에서는
이미 지나간 사랑을 전제합니다.
아직도 덜 아문 그 상처는
욕망으로 환원됩니다.

인연이 되지 못한 그 사랑과 상반된
'술집 여자' 를 만나
사랑을 믿지 않고
미래를 약속하지
... 않는
그저 편안함으로
사귀었으니 결혼의 수순이 부여한
책임감에서도 자유롭고
외항선 타고 밀항한 남자 따위를
기다리는 순진한 순정에서 이력이 난
이제는 노련해진
그 여인과 '눈 맞고' 싶다고 하네요.

그럼에도 화자가 찾아가면
대낮부터 늦게까지 
'몸을 버리도록'
술을 마셔주고 
사랑을 나누는 여성입니다.

그런데 읽을수록
전반전 그녀에 대한 묘사는
단지 희망이 아닌
예전 그녀의 행정을 고스란히 담아
다시 그녀에게로 회귀 하고픈
그녀와 꼭 닮은,
그녀가 아니면 안 될
그녀의 행위들로 압축된 듯합니다.

잊지 못하는 그녀같은
잊고 싶어 그녀 아닌 듯한
저 문 술집여자로 묘사된 그녀
작가의 파편화되고 
상처받은 경험은 부정하고

함석간판판 맞아 떨어진 빗물
동그라미 그림을 그리는 동심,
함부로 팔리지 않을 자기관리와 절제력,
애인 생겨도 전화번호 바꾸지 않는 의리!
나이론 커튼같은 쉬폰원피스로
남심을 녹이는 센스,
목욕바구니, 조조영화
둘러보면 어느 곳에나 보일듯한 평범성,

그저 편안하면서도 
삶의 부담에서 자유로운 
'술집 여자'는 
예뻤던 기억만 살려 선별한
작가의 숨겨진 내적 욕망

남녀간 뜨거운 사랑은 
당시에는 진짜같이 보이지만
시간이란 변수아래 두면
한없이 딱해지기도 하는 것이어서
장황한 글의 그가 측은해 집니다.

많은 삶은
이것 말고 저것
여기 아닌 거기를 갈망하며
살아가지만
저것도, 거기에서도
다시 예전의 
이것과 여기를 아쉬워하게
될 수도 있는 미로.

백석님의 글처럼
하늘이 세상을 내일 적에
그가 귀애하고 사랑하는 것들 모두
'외롭고 높고 쓸쓸하게
넘치는 사랑과 슬픔 속에 살도록' 
하신 것이라는데
저도 그 안의 한 사람이라서
이 불같은 밤
이토록 고독한 것인지...

@단조로운 작업 중
    이곳에서 잠시 본업을 떠난
    일탈의 행복에 취해 봅니다.

대구 김수연교수 글 퍼옴 (2019년1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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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세계 최대 와인경진대회 CMB를 가다
출처 : 세계일보 | 네이버 뉴스
http://naver.me/5408HVBR
이책 읽으면
와인에 대해 좀...거시기해 질까요?^^
와인을 읽는 少年

이책 읽으면 
와인에 대해 좀...거시기해 질까요?^^

바람부는 날에는 압구정동에 가야한다
좋은 날에는 부암동으로 가야한다

그리고..
당신이 그리 울 때
친구가 보고 싶을 때
추억이 생각 날 때
그대가 생각 날 때

바람 부는 날에는 와인을 마셔야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와인을 마셔야한다.

[와인time....🍷]

+ 그리운 우체국

옛사랑 여기서 얼마나 먼지
술에 취하면 나는 문득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선량한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우표 한 장 붙여주고 싶으다
지금은 내 오랜 신열의 손금 위에도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시절
낮은 지붕들 위로 별이 지나고
길에서 늙은 나무들은 우편배달부처럼
다시 못 만날 구름들을 향해 잎사귀를 흔든다
흔들릴 때 스스로를 흔드는 것들은
비로소 얼마나 따사로운 틈새를 만드는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별이 너무 흔해서
살아갈수록 내 가슴엔 강물이 깊어지고
돌아가야 할 시간은 철길 건너 세상의 변방에서
안개의 입자들처럼 몸을 허문다 옛사랑
추억 쪽에서 불어오는 노래의 흐린 풍경들 사이로
취한 내 눈시울조차 무게를 허문다 아아,
이제 그리운 것들은 모두 해가 지는 곳 어디쯤에서
그리운 제 별자리를 밝혀 두었으리라
차마 입술을 떠나지 못한 이름 하나 눈물겨워서
술에 취하면 나는 다시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거기 서럽지 않은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사소하게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안부 한 잎 부쳐주고 싶으다
(류근·시인, 1966-)


YouTube에서 '지아(ZIA) - 술 한 잔 해요. 2010.08.20.' 보기
good wine

이런 좋은곳들은 다들 어떻게 알고 찾아가시는지 ㅎㅎㅎ 도움이 많이되네요 ㅎㅎㅎ 사진도 예술입니다~